키르기즈스탄,타지키스탄

7/28 호록 - 두샨베 Dushanbe

pingfl 2012. 8. 12. 12:59

아침에 숙박비를 40을 줬더니 오늘 아침까지 식비를 더 달라고한다


내가 은행에서 돈을 인출하지 못해 두샨베가는 차비도 부족한 걸 알고 있기에 그리고 어제 점심을 줄때 상황이 자기네들 먹고있을때 같이 합석해서


차려주는 식이어서 난 호의적으로 대접을 받은 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내가 잘못생각한것이 맞다


식비가 포함되고 안되고의 차이가 분명히 숙소마다 있고 이곳은 넉넉한 나라가 아니라 남에게 그렇게 대접할 만한 곳이 아니란 것을 간과하고


내마음대로 생각한 내가 잘못한 것은 분명히 맞다  하지만 기분은 무척이나 나빴다


그렇지 않아도 이집 식구들 모두에게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설마 밥값까지 달라고하진 않을꺼란 생각을 하고 있다가 당한 일이라 더욱 그랬다



두샨베까지 하루종일 걸린다고 들었는데 어느정도인지 긴장되었다



호록 - 두샨베 300소모니  가격이 정해져있었다  흥정할것도 없었다


두샨베가는 차들이 전부다 좋다  아마도 험한 길을 가야하기때문에 튼튼한 차들이 필요한가 보다


내가 탄 차는 도요타 랜드크루져였고 랜드로버,우리의 스타렉스도 껴있었다


7시50분 출발



끝도 없이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따라



그 길마저 바로 못가고 패인데를 피해가느라 거기서 또 구불구불 차는 온통 위아래로 좌우로 흔들대며 갔다


어른도 힘든 길인데 아기는 사실 갈수 없는 길이었다  아기가 징징대고 힘들어해서 여러번 차를 세워야했다


애기 부모가 차를 세워줄것을  여러번 요구해도 기사는 전혀 짜증내지를 않았다  기사가 착해서가 아니라 아직까지 이나라의 변하지 않은 인정이 살아있는


문화였다  우리도 그랬지만 점점 사회가  서구지향적이 되고 각박해지고 자본주의만능이 되갈수록 사라졌던 인정인 것이다



맨 앞좌석에 뇌졸증증세가 있던 노인이 있었는데 이 노인도 누가 자식인지 모를정도로 다른 사람들이 부축을 하고 수발을 들었다



하도 흔들려서 정신이 몽롱했는데 옆에 남자가 아까부터 이상하더니 결국 차창밖으로 토를 하고 말았다




바퀴가 펑크가 나버렸다


차 뒤옆면에 토사물이 묻었지만 기사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애기가 안에서 토했을때도 시트걱정을 할만한데 그런 기색은 없었다




아주 가까이 보이던 아프가니스탄마을




무려 7시간 반만에 점심인지를 먹기위해 차를 세움



밥은 맛있게 나왔는데 좀 잘나왔구나싶더니 가격이 20이나 하였다


비싼편이었다



아프가니스탄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검문하는 곳이 꽤 여러번이었다


어떤 마을에선 군복을 입지않은 총을 든 민간인이 있던 곳도 있었다



오후 5시 50분경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갑자기 차가 흔들리더니 차 앞으로 바퀴가 데굴데굴 굴러갔다  바퀴가 빠져버린것이다


늘 변함없는 표정의 기사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옆은 낭떠러지였는데 천만다행으로 물에 빠지진 않아서 나도 포함한 셋이서 힘을 모아 타이어를


올리는데 성공하였다



난 절망적이었다


왜 여행막판에 자꾸 이런일이 생기는 걸까


자전거도 아니고 차바퀴를 손도구로 풀고 조이고 하더니 결국 일이 생겨버린것이다  안에 금속부분이 부러져버렸는데 고치기는 불가능해보였다


그렇지않아도 타이어펑크났을때 이 험한길에 나머지 세개중 아무것이나 펑크날 수가 있는데 그땐 어떡할려나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버린 것이다



기사는 가지고 있던 연장으로 계속 낑낑대었고  그러다가 다른 두명이 어디로 걸어가서 군인과 함께 왔다


군인한테 다른 연장을 빌리러 간것이었다



이런곳에서 밤을 지샐수도 없을텐데.....


그것보다 더 큰문제는 이 차를 타고 갈수가 없으면 다른 차로 바꿔탈수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두샨베로 가는 다른 차는 이미 꽉 찬채로 가기때문에 이 차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걱정이 많이 되었다




점점 날은 어두워 가는데



지나가던 덤프트럭의 연장을 빌려 기사가 계속 애를 썼다



이미 날은 깜깜해져 강건너 아프가니스탄에도 지나가는 차의 불빛이 보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불가능해보였는데 몇시간동안 기사가 연장가지고 씨름하더니 결국 타이어를 결합하는데 성공했다


과연 이렇게 안좋은 길을 제대로 갈수나 있을까싶었는데 다행히 가긴 가고있었다


그러나 옆자리의 남자가 계속  바퀴를 주시하다 기사에게 뭐라 말하면 차를 세우고 바퀴를 조여붙이고 또 가다 다시 세우고 조이고를 반복하며 갔다


바퀴수리하느라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차들은 이미 다 앞서가고 있었다  거기엔 아마 마우리시오를 포함한 다른 외국인들도 있을것이다



그러다 자정즈음에 또 안좋은 일이 생겼다


어디 산의 정상부분에서 검문을 하고 있었는데 나를 나오라고 해서 가봤더니 군인이 큰소리로 기사에게 뭐라 떠들고 있었다


나한텐 카메라를 치우라고 호통을 쳐댔는데 이게 기선제압용이었다  같이 타고같던 영어를 알던 남자가 나보고 돈을 주라고했다


이게 무슨소린가 했는데 군인이 손에들고 뭐라고 소리치던게 거주자 등록증이었다  내가 알기엔 외국인 거주자 등록은 몇년 전에 없어졌는데


아무래도 이놈이 그걸 핑계로 돈을 뜯어내려는 것같았다   난 돈이 없다 돈을 인출할수없어서 돈이없다고 그리고 등록하는 건 없어졌다고 같이 타고간 


남자에게 통역을 해달라고 했더니 군인이 너만 남겨두고 차를 출발시키려 한다면서 이게 타지키스탄이다고 하면서 돈을 주라고 했다  이사람이 푼돈을 내 지갑에서 


꺼내 주니 군인이 50을 요구한다고 했다 50은 있었지만 그건 너무 큰돈이었다  결국 이사람이 구슬리고해서 간신히 20을 주고 빠져나올수가 있었다



자정넘어 식당에 들렀는데 그곳은 두샨베갈때 저녁먹기위해 들르는 곳이었다


우리보다 앞서가던 차들은 이미 다 먹고 쉬고있었다  거기엔 마우리시오를 포함한 양인들도 있었는데 난 돈을 뜯겨 기분도 나빴고 이시간에 밥먹는 것도 뭐해서


나가지를 않았다  새벽 한시를 넘겨 다시 출발하는데 피곤과 기분나쁨과 정신이 몽롱함에 온몸이 빠져있는 듯했다 온통 덜컹거리고 흔들리고하는 상황이라


잠을 잘수가 없는데도 워낙 피곤했기에 잠이 쏟아졌다  이미 양옆의 얌전했던 두 남자도 자세를 잡고 잠을 자고 있었다  잠인지 혼몽한건지사이에서도 기사가


걱정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피곤할텐데 타이어때문에 더 진을빼서 잠이 쏟아질텐데....이런 졸음은 참겠다고 참아지는 게 아니라 기절하듯이 올텐데 괜찮을려나


하다가 내가 먼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새벽 5시쯤 정신이 들었는데 목이 꺽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온통 덜컹거리고 옆사람의 방해에도 나의 피곤이 더 강해서 잘수있었던 것 같다 


날은 밝아져있었고 포장된 도로였고 건물들이 보이더니 두샨베에 도착한 모양이다


23시간만에 도착했다!  몸이 말이아니었다


기사가 대단하게 보였다